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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Flow

2021.02.26_꽃비원

 

첫 날 꽃비원 구경 ©13lue13oy
농촌 체험 ©13lue13oy
봄맞이 ©13lue13oy

 

 

 

고마운 꽃비원 식구들과 친구들 ©13lue13oy

 

 

아직은 어설픈 삽질 ©13lue13oy

 

가정의 행복과 지구의 건강을 위해 살아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에 풍덩 빠져든 나날이었다. 이를 실천하기까지 세심히 고민하신 흔적 또한 엿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지금 농한기라지만, 일은 끊임없이 많으셨다. 농장일, 3명이나 되는 우퍼를 챙기는 일, 살림, 그리고 새롭게 준비하는 카페 브랜딩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모습이 나에게 꽤나 인상 깊었다. 대충 넘겨짚고 가는 일이 없으신 데다가 여유로이 삶을 즐기시는 듯하셨다. 지금껏 얼마나 많은 고민과 경험을 하셨으면 이런 일이 익숙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숨김없이 아름다웠던 원호네 가족들의 일상에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사실 농업과 문화복합공간에 관심이 크게 생겨 꽃비원에 온 것이었지만, 더욱 큰 것을 배웠다. 생명체들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그리고, 가족을 아낌없이 사랑하는 마음. 이런 선한 마음씨가 없었다면 지금의 꽃비원은 아마 없었겠지.

 

 

농사를 짓고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막연히 '농부'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은 스멀스멀 사라지고 말았다. 그렇지만, 오히려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지금 확실히 떠오른 것은 앞으로 배울 조경학, 사진과 영상 기술, 그리고 가우디의 건축학. 원래서부터 하고 싶었던 것들이지만, 더 확고해졌다. 그렇다고 해서 '농업'을 내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운 것은 아니다. 농업에서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염두에 두며 살아갈 것이다. 바로 '지속 가능한 삶'이다. 꽃비원은 그러한 방향성에 있어서 나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었다. 거짓 없이 자신의 일상을 내비쳐준 호스트 가족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나는 조금 특별하게도 여자인 친구 둘과 우핑에 왔었다. 성별이 다른 사람과 여행이라. 사실 별 생각없이 왔지만, 막상 오게 되니 평소보다 섬세히 생각할 일들이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두 친구를 통해 알게 된 바가 있다면 남자들보다 추위에 예민하다는 것,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모든 여성들이 다 그렇다는 건 아니겠지만, 열흘 동안 같이 지내다 보니까 이런 부분들은 염두에 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듯, 나와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서로가 이해하고 존중하지 않는다면 같이 여행을 떠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10일 동안 환상의 케미를 자랑하게 만들어준 두 친구에게 정말 고맙다. 오히려 오래 보고 지냈던 친구들보다 편하게 지냈던 것 같다. 모두가 보이지 않은 곳에서 노력해줬기 때문일 것이다. 적극적으로 숙소의 청결을 도맡아주었던 채헌. 그리고, 풍성한 식탁을 마련해주었던 서현. 다음에도 또 놀러 가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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