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전컴에서 복수전공으로 조경학과를 오게 된 올 해는 참으로 다채로웠다. 본 전공보다 더 본 전공스럽게 조경학과에 스며들었고, 배우는 과목마다 넘치는 호기심에 질문도 마다할 수 없었다. 나에겐 공부가 마냥 놀이었다.
'애초에 조경학과로 들어왔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지금의 삶에 후회란 없었다. 우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으려 부단히 노력해왔기에. 진작에 공대 공부가 나와는 맞지 않는 것을 알게 된 후로 내 미래와 진로를 위해 해볼 수 있었던 건 다 해보았다. 스펙, 학점, 봉사, 동아리, 학생회, 영어 공부, 아르바이트, 휴학, 코딩 공부, 공모점, 독서, 그리고 여행. 이리저리 돌고 돌아 지금의 조경학과를 택했다. 끈질긴 인내와 단념이 섞인 선택보다 값진 것은 없었다. 처음부터 조경학과에 들어왔다면 지금만큼의 행복을 누리지 못 했겠지.
지금 내 주위엔 하나 둘 사회인이 되어가고 있는데 반면, 나는 졸업하기까지 최소 2년은 남았다. 그래도 괜찮다. 시도해보지도 않고 흐름이 휩쓸려 안정적인 직장을 택했다면, 그거야말로 나에게 슬픈 일은 없다. 돈이 아닌 꿈을 향해 이 길로 들어선 이상 이를 되돌리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되돌릴 마음조차 없다. 입맛에도 맞지 않는 것을 억지로 먹어가며 살고 싶지도 않고 말이다.
미래엔 내가 어떤 직장을 가지게 되고 어떻게 살아갈 지 전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것이 내 나름의 삶의 이유이자 재미다. 그리고 그 삶의 순간순간마다 내 신념대로 최선을 다하며 충분히 느껴보는 것. 이만하면 만족스런 삶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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