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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Flow

220226_사업에 대하여

  새롭게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 아직 나는 코딱지보다 못한 존재이다. 전문적인 지식도, 자격도, 학력도, 돈도 없다. 그리고 세계의 거대한 흐름에 의존하며 살아간다. 사업을 꾸린다면 유튜브, 인스타그램, 네이버와 같은 매체를 통해서 덕을 볼 수 밖에 없다. 내가 벼락 부자가 된다고 한들 이런 기업들에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이에 얽매이지 않고 사업체를 꾸려가는 게 내 바람이다. 이 바람을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2가지가 있다. 첫 째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둘 째는 '공간'. 우선, 완벽하진 못해도 특유의 독창성으로 소비자의 수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꾸려가야 한다. 그리고, 공간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그 공간이 사이버 세상이든... 트럭을 개조한 이동식 작업실이든... 2평짜리 허름한 원룸이 되었든 말이다. (개인적으로 마당이 딸린 소소한 주택이길 원한다.)

 

  내가 가장 벤치마킹하고 싶으며 롤모델로 삼는 곳은 '내 마음의 외갓집'. 이 곳은 김영미 농부님, 임소현 농부님. 두 분이서 운영하시는 아름다운 농가 민박이다. 재밌는 건 처음에 영월 산 골짜기에 농사를 하실 생각으로 집을 지을 때와 달리 지금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은 2가지(정원과 민박)를 메인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시다. 두 농부님만의 철학으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농사를 지으셨는데, 꽤 시간이 흐르고 농사일에 필요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정원도 가꾸고 손님이 평일에도 끊이질 않는 민박집이 되었다. 물론 농사도 여전히 하시면서 말이다. 그 공간은 하나부터 열까지 농부님의 손이 안 거친 곳이 없다. 또한, '농부'라는 직업에 국한되지 않고, 두 분만의 뚜렷한 정체성으로 콘텐츠를 창출해내셨다. 영미 쌤은 분야를 가르지 않고 지혜를 갈구하시며, 살림, 요리, 농사, 등에 최강자이다. 선생님의 인생 책으로는 논어, 성경, 임원경제지, 초원의 집을 뽑으셨다. 선생님만의 강한 마인드와 순발력 있는 판단으로 60세를 바라보는 지금에서도 끊임없이 나아가고 계신다. 그리고, 소현 쌤은 정치, 철학, 경제, 사회 전반적인 지식이 깊고 풍부하시다. 겉보기에도 연구자 스타일이시며, 정말 부지런하시다. 외갓집에 있는 모든 집들은 소현 선생님의 도면을 바탕으로 손수 지으신 것이다. 베테랑 목수나 다름없다. 두 분 모두 지금 종사하시는 일에 있어서 특별히 학교에서 전문적으로 배우신 적은 없다. 다만, 책을 읽으며 지식을 쌓고 부딪혀 보며 혜안을 얻으셨다. 그리고 목표를 제한해두기 보다는 자신의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을 가지고 계속 일하신다. 나에게 있어서 두 농부님은 멘토로 삼고 싶은 분이시다.

 

  일터가 집이며, 집이 일터인 내 마음의 외갓집’. 경계가 없다. 농부라면 그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농부가 아니더라도 경계가 되도록 없는 곳에서 살고 싶다. 그냥 그게 나에게 맞다고 느낀다. 그렇기에 공간은 나에게 소중한 영역이다. 당장에 독립을 할 수도 없고, 채꿀이가 말했듯이 지방에 땅을 구해 살아갈 수도 없다. (이는 아직 가난한 학생의 신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절대적으로 바라던 바이다. 우선, 올해 말 혹은 내년 초에는 성균과 방을 구해 공간을 구축하는 데에 힘을 쏟을 것이다. 거실에 방이 하나 딸린 집으로 구상해본다면, 크게 휴식 공간, 작업 공간, 공공의 공간. 3가지 성질을 나누어 집을 이용하고 싶다. 공간이 제한되어있으니 휴식 공간이 작업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이는 성균이와 논의하여 유동적으로 구성하면 좋겠다. 휴식 공간은 최적의 건강한 몸을 위해 휴식할 수 있는 곳을 말한다. 작업 공간은 공부도 하고, 작업물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마지막으로 공공의 공간. 내가 신경쓰는 부분이다. 제한된 조건 안에서 누구라도 자유롭게 이 공간을 이용했으면 좋겠다. 내 친구가 되었든 성균이의 친구가 되었든, 성균의 친구의 친구가 되었든 말이다. 이는 공간에 활력과 텐션을 불어넣어 주며,, 곧 상상력을 뽐낼 장이 된다. 이런 식으로 직접 나가 살아보면서 공간을 다스릴 수 있는 법을 연습해볼 것이다. 아무래도 성균이과 같이 지내게 될 테니 서로 배우게 될 점이 많을 거라 기대한다.

 

  솔직히 아직도 어떤 사업을 하게 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나는 전공은 2개에다가 관심 분야도 많고, 이번엔 목공을 배울 생각이다. 채꿀이는 시나리오 공부를 하면서 컬러리스트 자격증을 따본다고 한다. 그럼에도 채꿀이와 나만이 할 수 있는 컨텐츠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확실성에서 확신을 발견한다. 이제껏 같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서로가 무엇을 싫어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를 깨달아가고 있다. 올해는 사업 방향성을 구체화시키며 우리의 소소한 프로젝트를 실행할 생각이다. 나는 이 길이 절대적으로 승리를 이끌 것이라고 믿는다. 또 그렇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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