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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MOMO

미상_11화

성수에서 만난 추억과 채꿀이 생일파티는 올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았던 하루임에 틀림없다. 요즘같은 코로나 시대에 쉽게 겪을 수 없는 기분이기에 더욱 소중했다. 그리고 이 기세를 몰아서 또 놀러간 다음 행선지는 '슬로카페 달팽이'라는 곳이다. 나와 채꿀이가 일했던 곳에서 연이 닿아 알게된 곳이다. 카페의 '최영미' 대표님은 나를 아들같이 대해주셨던 기억이 많이 난다.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나를 기억하실까? 나도 사뭇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품

카페 이름과 달리 대표님의 성향은 슬로우하지 않으시다.ㅋㅋㅋ


  공감하는 것을 넘어서 누군가와 이어져 있다는 기분. 아무나에게서 느낄 수 있는 건 결코 아니다.


나를 참 혼란스럽게 만든다. 채꿀이가 그런 사람이다. 내 감정보다 상대방의 감정이 더 빨리 느껴진다는 게 좋을 때도 많다만 때로는 힘들다. 내색은 안 했었지만, 사실은 만나서 함께 있는 시간이 때론 힘들다.

채꿀과 전화상 대화하는 것은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이유는 단순하다. 채꿀이가 집에 있을 때 만큼은 정서적으로 가장 편안한 상태이기 때문. 나는 그 영향을 크게 받는다.

요즘 대화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채꿀의 감정이 쉽게 공감되는 것 같다.

누군가를 공감하는 것을 넘어서는 경지(?)에 이르면 그 사람과 연결되어 있는 기분을 받는다. 모두에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은 결코 아니다. 내 인생 가운데 만난 특정 사람한테만 느낄 수 있거나 시기마다 혹은 때에 따라 다르다. 그런데 그 중 내 친구 채꿀이가 나에게 그러한 존재다.

평범한 친구로 만난 사이가 아니라, \

존대말을 붙여가며 조심스레 대했던 직장 동료로 관계가 시작해서 절친한 친구, 그리고 같이 비즈니스를 논할 수 있게 된 파트너가 되기까지 얼마나 이야기를 믾이 했을지는 감히 헤아릴 수 없다. 평범한 친구로 알게 된 사이가 아니었기에 채꿀의 여러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조금은 더 알 수 있게된 것 같다. 이렇게까지 친해질 거라곤 꿈에도 몰랐다. 어찌보면 의외의 인물이다. 아무래도 내가 말레이시아에 있을 시절, 매주 빠지지 않고 보이스톡을 해왔던 게 한 몫했다. 서로 별의 별 얘기를 다 했다.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대화한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싶다. 채꿀 덕에 내 인생을 처음으로 훑으며, 아주 어릴 적꿈같은 사소한 이야기까지 해댔다. 그리고 동시에, 채꿀의 삶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정말정말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어서 구체적인 대화는 기억나지 않지만, 생생하게 기억나는 건 채꿀이 그 당시 정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크게 내색은 안 했었지만, 그 감정이 한국에서 말레이시아에 있는 나까지 전해졌었다.
한국에 있는 채꿀의 슬픔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슬픔을, 아픔을 공감한다는 것.



채꿀과 이야기한 것들을 바탕으로 글을 쓰고, 질문을 던지고, 나와 그 친구를 발견해나가는 일상을 보내다 보니 자연스레 내 안에 한 사람이 더 들어와 있다는 느낌이 들게 되었다. 아마 이 때부터 시작이었을 것이다. 누군가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감정이.

한 번은 채꿀이 발을 다쳐서 응급실에 간 적이 있었는데, 다치지도 않은 내 발이 괜히 아팠던 적도 있었다. 꿈에 자주 등장하는 것도 놀랄일은 아니지만, 언제는 예지몽을 꾼 적이 있어 서로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채꿀이 극도로 우울했을 땐 남몰래 혼자서 눈물흘리며 슬퍼했었다.

오죽하면 채현이의 현 상태를 알려주는 예지몽을 꾸기도 했엇다.

이렇게 채꿀은 어느 순간 내 인생의 일부가 되었다. 채며든다. 결코 나에게 있어 스쳐지나갈 법한 평범한 존재는 아니다.
전화로 이야기 했을 땐 몰랐는데 채꿀을 면대면하며 새록새록 느끼는 게 있다. 만나서 대하는 것이 때로는 힘들 때가 있다는 것. 통화할 때는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이유는 단순하다. 채꿀이가 집에 있을 때 만큼은 정서적으로 가장 편안한 상태이기 때문. 나는 그 영향을 크게 받는다. 하지만, 직접 만나 느끼느 채꿀이는 전화상에 있을 때만큼 편안한 상태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나 역시 집에 있을 때랑 밖에 있을 때랑은 당연히 다르다. 문제는 내가 채꿀이의 상황에 너무나 예민하다는 것.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나는 상대가 어떤 상황에서 힘들어하는지 알기 때문에 그만큼 잘 느낄 수 있다. 이게 참으로 고역이다.

요새 부쩍 채꿀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 통화할 때랑은 다른 영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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