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다시 만난 줌 모임은 나름대로 잘 흘러갔다. 사뭇 진지하긴 했다만.... 시나리오를 바꿀 것에 대한 논제를 다시 이야기해봤는데, 나는 확실히 생각이 다르게 굳혀졌다. 시나리오를 만드는 채꿀이의 의견을 따르는 걸로 말이다. 영상 작업이 자연스레 늘어나긴 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영상을 만드는 일은 학기 중에도 계속 끌고 가고 싶기 때문에 그렇게 해도 괜찮다. 채호동 모두 결국 이 의견에 동의하며, 채꿀의 새로운 시나리오를 기다려보자고 했다. 그래도 최대한 개강 전에 영상 작업을 끝내는 것을 목표를 잡았다.(점점 길어질 것 같은 것은 나만 느끼는 것일까?ㅋㅋㅋ)
하루 만에 채꿀이 두 번째 시나리오를 가지고 톡방에 등장했다.
어떻게 이렇게 금방 쓸 수 있는 것일까?... 굉장히 놀랍다. 심지어 스토리도 더 좋아졌다. 채꿀이는 평소에 자기가 고생했던 티를 정말 티를 잘 안 내는 편이다. 그걸 감안해서 생각해보면 하루 만에 썼다고 하지만 신경을 엄청 썼을 게 분명하다. 그럼에도 나랑 호이가 심심하게 반응했으니 우리 생각이 많이 궁금했을 것 같다. 호이는 그렇다 치지만, 나는 채꿀이 그런 성향인 걸 알면서도 괜찮게 답장했다고 생각했으니 답답한 놈이다. 채꿀이의 정성 덕분에 다음에는 구체적인 피드백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시나리오를 가지고 회의를 해보니 연출 방식에 대해서는 공부가 한참 필요하다고 느낀다. 꼴라주, 애니메이션, 크로마키 등에 관해서 이야기가 나왔다만, 정해진 것은 하나도 없다. 어렵다고 생각하는 부분, 부족한 부분을 가지고 이야기하면서 각자 준비해야 할 것들을 정리해보았다.
-> 채)웹툰 reference, 스토리보드 작성, 인물 구상
-> 호)꼴라주랑 관련 영상 찾아보기, 스토리에 맞는 영화나 이미지 찾아보기, 편집 공부, 토익
-> 동)연출 기법, 배경 구상.
(공통적으로 재즈 음악 찾아보기)
시나리오랑 그림 연출까지 채꿀이가 주도적으로 맡게 돼버려서 이에 대한 부담이 확실히 클 것 같다. 그 덕에 나랑 호이의 역할이 조금씩 줄어들 것 같은데, 그렇지 않게끔 최대한 노력해 봐야겠다. 열성적으로 임해주는 채꿀이 고마운 동시에 염려스러운 마음이 든다. 뭐가 됐든 다 같이 재밌게 했으면 좋겠다. 각자 하고 싶은 일이었으니.
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