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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Book

오래된 미래

210717_00:26

 

이 책을 한 번만 읽고 내 감상을 쓰기엔 너무 어렵다. 머리 속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리가 잘 되지 않는다. 떠오르는 생각은 정말 많은데 하나로 뭉쳐내기엔 내가 너무 부족하다. 여러가지로 깨달은 바가 많지만, 이 글에서 단 한 가지 언급하고 싶은 게 있다. 

 

산업화는 사람들을 더 이기적으로 만든다.

이 책에서 환경 파괴와 기후 위기도 빼놓을 순 없는 논제이지만, 나는 산업화로 인해 사람들이 받은 영향에 조금 더 집중했다. 

 

p186) 현대화가 불러온 그 강력한 정서적 압박감을 들여다보게 된 것이다. 라다크의 시각에서 현대사회를 바라보면서 나는 서구문화가 그 내부에서보다는 외적으로 볼 때 더욱 성공적으로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p197) 지난 2000년 동안 라다크에서 보리 1킬로그램은 그냥 보리 1킬로그램일 뿐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그 가치를 확실히 알 수가 없다. 오늘은 10루피를 가지고보리 2킬로그램은 살 수 있지만 내일은 그 돈으로 얼마나 살 수 있을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p205) 사실은 빠르게 느껴지는 현대 기술들이 실제로는 시간을 절약해주지 않는다. 현대 경제체제는 시간을 상품화한다. 시간마저도 팔거나 살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p216) 학교의 모든 교육 내용은 서양의 것들이 우월한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으며, 그 직접적인 결과로 어린 학생들은 자신들의 고유한 전통을 부끄러워 하게 되었다.

p234)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존경을 받고 사랑을 받기 위해 물건을 구매하는 모습을 지켜본다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p247)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이상적인 모습의 스타들은 오히려 사람들을 위축시키고 소극적으로 마들 뿐만 아니라 브라운관을 통해 전해진 화려한 모습들 때문에 라다크 사람들이 살고 있는 바로 그곳의 색깔은 퇴색되어버릴 수도 있다.

p289) 화려함의 이면에 있는 고독함, 불행, 부정의와 낭비 등을 보게 된 것이다. 그로부터 그는 자신의 고국이 유지해온 자급경제체제의 장점들을 옹호하기 시작했다.

 

현대 사회에 들어서면서 생겨나는 사람들의 정신적 문제들이 나는 너무나 안타까웠다. 나는 그로 인한 영향들로 직접적이자 간접적으로 환경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물건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더 좋은 것들을 바라는 마음이 생길수록, 지구의 쓰레기는 쌓여만 간다. 이러한 인간의 본성이 마냥 틀렸다고만 말할 수 없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인간의 이러한 모습이 당연한 듯이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다고 한다지만, 세상이 꼭 법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법을 지키는 것만으로 떳떳할 순 없다고 느낀다. 

 

사실 나 역시 현대 사회의 편리함의 수혜를 받고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산업화가 틀렸다, 바꿔야 된다고 말할 입장은 아니라고 느낀다. 그럼에도, 산업화 이전의 사회에서 배워야할 것이 분명이 있으며, 산업화를 추구할수록 우리 인간을 정신적으로 약하게 만드니 분명 조심할 점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가 흔히 제품을 비교할 때 "A가 B보다 빠르고 편하니 좋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나는 그 기준이 너무 1차원적이라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빠르고 편리한 것을 사용할수록 나 자신이 게을러질 수 있으니 꼭 좋다라고 단정짓긴 이른 셈인 것이다. 차라리 편안함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봐줄만하다. 하지만, 편리함과 편안함은 엄밀히 다르다는 것. 

 

사실 생각나는 말은 너무나 많지만, 너무 일반화된 생각들이 내 머리를 헤집어놓고 있어서 여기까지밖에 못 쓸 것 같다. 좀 더 성숙한 상태가 되었을 때 다시 적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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